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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 2012.09.13
감독:호소다 마모루
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멜로/로맨스
국가: 일본
러닝타임: 117분
흥행의 주역은 바로 '어머니의 노래'
영화 ‘늑대아이’는 주인공 ‘하나’가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늑대인간의 후손인 ‘그’를 만나 '유키'와 '아메'라는 반 늑대인간을 낳고, 그 남매들이 성장할 때까지 13년간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2012년 개봉 당시 일본에서 관객수 300만 명을 돌파하며, 개봉 5959일째 순수익 40억 엔 (한화로 약 380억)을 기록해 대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선 아쉽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배우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에 묻혀 초기 흥행은 조금 부진했으나, 영화 블로거들과 평론가들이 꾸준히 호평을 하자 점점 늘어나 최종 관객수는 33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필자도 당시 영화관에 가서 '늑대소년'과 '늑대아이' 두 영화 사이에서 깊은 고민 하다 결국 잘생긴 늑대소년을 택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다행히 국내에서 발매된 블루레이판은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역사상 처음으로 2000장이나 한정판으로 나왔지만 이를 못 구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시간이 지나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영화의 주제가이자 마지막 엔딩곡인 ‘어머니의 노래’는 호소다 감독이 직접 작사하였으며 영화의 내용 그대로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들으면 들을수록 따뜻하고 먹먹하고, 또 잔잔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곡이다. 아직도 필자의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이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이 한 곡에 담은 듯한 느낌이라 감독이 마지막 배경음악으로 설정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이런 디테일한 설정을 보면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았다 싶다.
줄거리 및 결말 (스포 있음)
주인공인 ‘하나’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어느 날 강의실 구석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는 한 남학생에게 호기심을 느껴 지켜보다 둘은 그만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달달한 데이트를 하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일본에 남은 유일한 늑대인간의 후손이며, 말 그대로 진짜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나,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던 하나는 그를 받아들이고 결혼을 약속한다.
둘 사이에 두 명의 자녀가 태어나는 데, 첫째 여자아이는 눈이 내리는 날 태어나 ‘유키’, 둘째 남자아이의 이름은 비 오는 날 태어나서 ‘아메’라고 짓는다. 행복한 날들로만 가득할 것 같았던 어느 날, 그는 아이를 낳아 몸보신이 필요한 아내를 위해 직접 사냥을 나가 재료를 구하려다 그만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다. 이를 모르는 하나는 귀가가 늦어지는 남편이 걱정되어 아이를 업고 집 앞을 나가 결국 하천에서 쓰레기 철거반이 수거 중인 한 늑대의 사체를 발견한다. 누구에게도 그 늑대가 본인의 남편이라 말하지 못하는 하나. 이내 멀리서 오열만 한다.
이제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은 하나는, 정신을 차리고 혼자서 두 아이를 잘 키우고자 다짐한다. 하지만 그녀의 다짐은 생각보다 큰 수위를 넘어야 했다. 밤늦게 늑대로 변해 늑대소리를 내서 주변의 신고로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야 하는데, 일반 소아과로 가야 할지, 동물병원에 가야 할지 아픈 아이를 등에 업고 발만 동동 구르며 힘든 나날을 보낸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싶던 그녀는 결국 도시를 떠나 깊은 시골에 이사 후 정착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아이들은 학교에 갈 나이가 되고 흥분하면 곧 잘 늑대로 변하는 아이들에게 단단히 당부를 시키고 학교에 보낸다. 쾌활한 성격의 첫째 유키는 학교에 곧 잘 적응했지만, 소심하고 몸이 약한 아메는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다.
한 야생공원, 거기서 아메는 한 늑대를 만나게 되고, 그 늑대와 소통 후 집 근처 산으로 가 그 산을 지키는 여우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기 시작한다. 반면, 학교에서 한 남학생에게 늑대의 모습을 들킨 유키는, 이후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하고
걱정이 된 하나를 위해 아메를 데리고 학교에 방문하고자 한다. 폭풍우가 치던 어느 날, 학교로 향하던 길에 갑자기 아메는 숲이 걱정되어 산에 가야 한다고 말하며 산으로 가 자취를 감춰버린다. 놀란 하나는 아메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산에서 방황하다 그만 발을 헛디뎌 정신을 잃는 상황이 오고 눈을 떠보니, 자신을 주차장에 조심히 놓아두고 떠나는 아메를 발견한다.
눈이 내리는 고요한 어느 날, 멀리서 들리는 한 늑대의 울음소리에 하나는 반가이 미소를 짓는다.
그 크신 어머니의 사랑 말로다 형용 못하네
여운이 강하게 남는 작품이었다. ‘그’는 하나에게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아이들을 만나게 해 준 사람이다. 감독이 하나의 남편인 ‘그’의 모습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한 번쯤 대입해 보기 바랐다고 한다. 이런 설정이 있어서 그런지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가득 찬 느낌을 받았다. 요즘 미디어에서 자주 그려지는 부모님들은 대게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못다 한 한을 푸는 방법으로 자식들을 혹독하게 교육시키거나, 본인이 원하는 삶을 대신 살기를 바라는 모습이 많았는데, 하나는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각자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본인의 미래를 절대 강요하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에 아메가 차가운 주차장에 자신을 홀로 남겨 두고 떠나가는 마지막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까지 아직 자기가 해준 것이 하나도 없다며 한없이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창창한 청춘을 다 바쳐 모든 걸 주고도, 더 주지 못해 속상한 부모의 마음이 느껴져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이나 먹먹했고, 잠시 부모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영화 ‘늑대아이’는 아름다운 배경음악과 잔잔한 시골 풍경, 어머니의 그 크신 사랑, 그리고 늑대인간이라는 판타지 소재까지 정말 필자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춘 작품이다. 여러 번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계속 볼 거다. 영화의 배경은 4계절이 다 나오지만, 특히 연말에 가족들과 따뜻한 팝콘을 먹으며 보기 좋은 영화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추천 또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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