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출처: 네이버 포토 포스터

 

개봉 : 2016.11.16
감독:엄태화
장르:드라마,판타지
국가:대한민국
러닝타임:129분

 

 

너만, 내가 나라는 거 알아주면 돼. 수린아.


주인공인 수린이는 새아빠와 함께 '화노도' 라는 섬으로 이사를 온다. 엄마를 잃은 후 새아빠와의 관계도 서먹하고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수린에게 어느 날 성민이 먼저 다가온다. 금세 친해진 둘은 둘만의 암호로, 둘만의 공간에서 추억을 쌓기 시작한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수린과 성민 그리고 친구들은 산으로 올라간다. 그들은 거대한 알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만 실수로 그것을 깨뜨려 버린다. 그 알은 시간 요괴의 알이었다. 깨뜨린 장소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던 수린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은 시간이 정지된 세계에 고립되고 유일하게 수린 만 돌아온다. 아이들은 멈춰진 시간 속 세상이 처음에는 너무도 신기했지만 결국 알을 깨뜨린 형벌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얼마 뒤,‘멈춰진 시간’에 갇혀서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성민을 오직 수린만이 믿어주는 가운데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성민을 유괴범 내지 실종아동 살해범으로 매도하기 시작한다. 수린은 그런 날카로운 시선으로부터 그를 보호하고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수린은 절벽으로 떨어질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또다시 성민은 시간 요괴의 알을 깨 멈춰진 시간 속에 갇히는 선택을 한다.

그 후, 사람들이 아동 살해범이라 믿는 성민을 감싸고도는 수린 때문에 수린의 집은 테러를 당하고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게 된다. 한편 수린과 함께 절벽에서 떨어질 뻔했지만 성민 덕분에 살아 돌아온 형사는 그동안의 모든 일은 성민이로부터 협박을 당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인터뷰하고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라 충고한다. 그 역시 직접 경험했지만 세상이 믿어줄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린은 어쩔 수 없이 그러한 내용의 인터뷰를 한 뒤 한 심리학 박사를 만나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성민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다.
시간이 흐르고, 수린은 성민이 그토록 되고 싶어 했던 중학생이 된다. 상담했던 내용도 출간되어 한 권 선물로 받았다.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는 날, 승선을 기다리다 성민을 본듯하여 찾아 나서게 되고, 배가 출발한 후 드디어 성민과 재회한다.
가려진 시간 속에서 또다시 상상하지 못할 긴 시간을 보낸 듯, 옅은 회색의 머리칼을 가진 중년의 남자가 되어있는 성민이다. 이내 배는 유유히 항해를 시작하고 두 사람의 모습도 점점 멀어져 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엇갈리는 호평과 혹평 사이


개봉 전 쇼케이스나 무대인사 당시엔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았지만, 개봉 후에는 기대한 만큼의 주목은 크게 받지 못했다.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고 한다. 영화를 칭찬하는 사람들의 의견으로는, '독특한 소재', '시간이 멈춘 순간의 놀라운 시각적 효과와 음향', '아역들의 훌륭한 연기', '깊게 남는 여운'을 주로 언급했다. 특히 그동안 이러한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보여준 한국 상업 영화가 얼마 없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분명 한국형 드라마 판타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것에 크게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반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으론, '캐릭터들이 답답하다' '콘셉트가 모호하다' '중반부터 지루하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또한 판타지 영화라면서 너무 현실적인 드라마 묘사가 많다는 점이다. 수린이의 행동이나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행동을 관객 입장에서 보기엔 답답하기 짝이 없다는 평이 많이 언급되었다. 여담이지만, 성민 역을 연기한 강동원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 이것이 영화 흥행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가려진 시간 속 시간과 관계가 주는 의미


이 영화는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않은 동화 같은 판타지 장르다. 멈춰진 시간 속에 홀로 갇혀버린 성민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느 마을의 구전설화처럼 내려오는 '어느 할아버지가 그랬다더라'라는 이야기에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의도치 않은 사고를 치고 그들은 한순간에 멈춘 시간 속에 갇혀 홀로 외로움과 싸우고 결국 사회성이 결여된 모습으로 성장한다. 나는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오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성장하는 하루를 보내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회관계망이란 시스템 하나 없이 홀로 남겨진다면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서로 간의 약속된 규칙이 있어 이를 실행하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일상의 감사함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반응형